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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신드롬된 대전의 빵집 : ‘성심당의 마케팅을 파보겠습니다 🍞

  • 2월 4일
  • 2분 분량

"대전은 노잼 도시지만, 성심당 보유 도시다." 이 우스갯소리는 이제 팩트가 되었습니다. 대전의 작은 빵집 성심당은 이제 미슐랭 가이드보다 더 강력한, 대전 방문의 '목적' 그 자체가 되고 있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성심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5억 원으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의 영업이익을 넘어섰습니다. (2023년 기준) 대전 지역에만 매장이 있는 로컬 브랜드가, 전국 수천 개의 매장을 가진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이긴 것이죠.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대전으로 향하게 만들까요?



‘결핍’이 만든 ‘열망’: 서울엔 없고 대전에만 있는 것

성심당 성공의 첫 번째 비밀은 역설적이게도 '확장하지 않음'에 있습니다. 수많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성심당은 "대전 이외의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죠. 심지어 2024년, 대전역 월세 문제로 이슈가 되었을 때도 그들은 대전을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희소성의 극대화: 서울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조차 "빵은 팔지 않고 전시만 하겠다"고 할 정도로, 그들은 '성심당 빵 = 대전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킵니다. 이 의도된 희소성은 소비자들에게 "대전에는 가면 무조건 성심당에 가야 한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 도시 브랜딩과의 시너지: 성심당은 단순한 빵집을 넘어 대전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성심당에 빵 사러 간 김에 대전 여행을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컬 브랜드가 지역 경제와 관광을 견인하는 앵커 스토어(Anchor Store)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이기는 ‘본질’: 광고비 대신 재료비에 투자하다

최근 성심당을 다시 한번 전국구 스타로 만든 것은 바로 '망고시루' 케이크입니다. 망고가 쏟아질 듯 들어간 이 케이크의 가격은 4만 3천 원. 호텔 망고 케이크의 3분의 1 가격입니다.


  • 압도적인 가성비의 충격: 소비자들은 "이 가격에 이 퀄리티가 가능해?"라고 묻습니다. 성심당은 마케팅 비용을 거의 쓰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을 재료비에 쏟아붓습니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의 재료비 비중보다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고객이 만드는 바이럴: 압도적인 재료의 양과 맛, 그리고 착한 가격은 고객을 감동시킵니다. 감동한 고객은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고, "이건 꼭 먹어야 해"라며 주변에 추천합니다. 제품 자체가 가장 강력한 바이럴 콘텐츠가 되는 프로덕트 주도 성장(Product-Led Growth)의 정석입니다.


겨울에는 딸기 시루, 여름에는 망고 시루.... 시루 열풍은 끝날 줄 모르죠



‘이익’보다 ‘사람’: 지속 가능한 경영 철학

성심당의 줄이 끊이지 않는 마지막 이유는 브랜드가 가진 따뜻한 '철학'에 있습니다.

  • 당일 생산, 당일 기부: 성심당은 팔고 남은 빵을 재고로 남기지 않고, 매일 대전 지역의 복지시설에 기부합니다. 이는 창업주 때부터 이어져 온 '나눔'의 정신입니다. 고객들은 빵을 사면서, 자신이 착한 기업을 소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 직원이 행복한 회사: 성심당은 인사 인사(人事) 철학 또한 남다릅니다. 이익의 15%를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매년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전 직원 해외 연수를 보냅니다. 4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은,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달됩니다. 이는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이 결국 최상의 고객 경험(CX)으로 이어짐을 증명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브랜드 마케팅은 ‘깊이’에서 우러 나온다고 할 수 있겠네요

브랜드 마케팅의 목적이 고객과의 접점을 단순히 넓히는 것이라면, 대형 프랜차이즈의 영토 확장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편리함’ 대신, 고객이 기어이 찾아오게 만드는 ‘특별함’에 자원을 집중한 것입니다.


광고 예산 대신 재료 비중을 높여 제품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고, 지역적 경계를 브랜드 고유의 개성으로 활용했습니다. 결국 마케팅은 덩치를 키우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응축해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과정임을 성심당은 결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심당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무분별한 확장이 아닌 고유한 원칙을 지키며 남는 것이야말로, 로컬 브랜드가 시장을 점유하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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